한류, 위대한 역사의 시작한류는 1990년대 말 중화권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단순히 일회성의 흥행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흐름처럼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동아시아 국가들로 확산되어 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한류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중국의 <베이징칭니엔바오(北京靑年報)> 1999년 11월 19일 자였습니다.한국의 대중문화가 중국의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취지에서 “한류(韓流)”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 단어는 갑작스러운 강추위를 뜻하는 동음이의어 “한류(寒流)”를 변형한 것입니다.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단어를 사용해 한류의 유입을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중국의 언론 매체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류라는 단어를 언급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997년 CCTV1에서 TV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방송되면서부터입니다.<사랑이 뭐길래>는 중국의 역대 수입 외화 중 최고 시청률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따라 다음 해인 1998년 CCTV2에서 프라임타임에 재방송되기도 했습니다.따라서 한류는 1997년 중국에서 <사랑이 뭐길래>가 방송되면서 사실상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그런 연유로 2024년인 올해가 한류 28년이 되는 셈입니다.1997년은 한류라는 위대한 역사가 시작한 해이지만, 우리 국민들의 기억 속에는 IMF 경제위기를 맞은 비극적인 해이기도 했습니다.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충격적인 국가 부도의 시기에, 역설적이게도 한편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한국 문화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입니다.역사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영어권이 아닌 비서구 국가의 문화가 다른 국가, 특히 소위 문화 선진국으로 전이되고 확산되며 환호를 받은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게다가 불과 1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쇄국(鎖國)’을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글로벌 …